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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간사건 형사소송과 맞고소…최근 분쟁 양상의 변화
2026-06-22

문 앞에 놓인 근조화환, 직장으로 접수된 민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폭로글. 과거에는 드물게 여겨졌던 이러한 일들이 최근 상간 분쟁 사건에서는 실제 법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드러난 뒤 단순히 위자료 청구 소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협박, 명예훼손, 스토킹, 통신비밀 침해 등 형사사건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상간 사건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보였다.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이혼을 진행하거나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사소송과 형사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건의 초기 대응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위자료 청구 사건이 여러 건의 형사사건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것은 협박과 명예훼손이다. 배우자가 상간자에게 금전을 요구하면서 직장이나 가족에게 관계를 알리겠다고 말하거나 불이익을 암시하는 경우 협박 또는 공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대방이 특정될 수 있는 사진이나 게시물을 SNS, 인터넷 커뮤니티, 단체 대화방 등에 게시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 혐의가 문제된다.
반복적인 연락이나 방문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상간자의 주거지나 직장을 찾아가거나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행위는 경우에 따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정적인 대응이 반복되면서 민사 분쟁이 형사사건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증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도 적지 않다.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람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메시지를 확인하는 행위, 차량이나 주거지에 녹음기를 설치해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배우자 또는 상간자의 계정에 무단 접속하거나 이른바 스파이앱을 설치하는 행위 역시 정보통신망법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다.
상간자 측이 형사사건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관계 정리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경우 협박 또는 스토킹 혐의가 문제될 수 있다.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역시 별도의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상간 분쟁은 한쪽의 고소가 다른 쪽의 맞고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위자료 청구 소송과 동시에 여러 건의 형사사건이 병행되는 사례도 흔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민사와 형사가 별개의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배우자가 부정행위의 피해자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부정행위로 인한 분노와 정신적 고통이 인정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협박이나 명예훼손, 스토킹, 불법 녹음 등의 행위가 있었다면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상간자의 위법행위는 위자료 액수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상간자가 관계 정리 과정에서 협박이나 스토킹, 명예훼손 행위를 저질렀다면 그 사정은 위자료 판단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 반면 원고 측이 형사처벌을 받을 만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위자료 감액 사유로 평가되거나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민사사건에서 확인된 사실관계가 형사사건의 증거로 활용되기도 하고, 형사사건의 수사 결과가 민사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하나의 사건만을 분리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진다.
최근에는 증거의 적법성과 증거능력을 둘러싼 다툼도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확보한 자료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된 것인지 여부가 민사와 형사 모두에서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거 확보 과정에서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해당 자료의 활용이 제한되거나, 오히려 증거를 수집한 사람이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상간 사건은 더 이상 단순히 위자료 액수만을 다투는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부정행위 자체뿐 아니라 협박, 공갈, 명예훼손, 스토킹, 통신비밀 침해, 정보통신망 관련 범죄 등이 함께 문제되는 복합적 분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결국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민사와 형사 쟁점을 함께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부정행위에 대한 분노가 정당하더라도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대응은 또 다른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간 분쟁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적 대응보다 적법한 증거 확보와 전략적인 법적 대응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파트너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