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경제TV]
[칼럼] 이혼소송 부정행위증거는 어떻게 판단될까…법원이 보는 기준
2026-06-17

[칼럼] 이혼소송 부정행위증거는 어떻게 판단될까…법원이 보는 기준
배우자의 휴대전화에서 하트 이모티콘이 포함된 메시지를 발견한 뒤 상간 소송이나 이혼 소송이 가능한지를 묻는 상담이 적지 않다.
그러나 법적 판단은 단순히 이모티콘 하나의 존재 여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 소송에서는 해당 표현이 사용된 맥락과 관계의 실질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성관계와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지만, 법원이 판단하는 부정행위의 범위는 이보다 넓다. 판례는 부정행위를 부부 사이의 정조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해석하고 있으며, 반드시 성관계가 존재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법원은 혼인관계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의 친밀한 정서적 관계나 은밀한 만남,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성관계 사실을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법적 책임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성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자료 액수나 손해배상 범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다만 부정행위 인정 여부가 오로지 성관계의 존재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휴대전화 속 하트 이모티콘 역시 단독으로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 어렵다. 하트 표시 자체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메시지가 다른 정황과 결합되는 경우다.
실무에서는 하트 이모티콘이 포함된 메시지를 계기로 추가적인 대화 내용이나 통화 내역, 만남 정황 등이 확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정 상대방과 비정상적으로 빈번한 연락이 이어졌거나, 심야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메시지가 오간 경우, 또는 연인 관계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에는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법원 역시 특정 문장이나 이모티콘 하나만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는다. 해당 대화가 오간 시간과 빈도, 사용된 표현의 내용, 애칭 사용 여부, 만남 약속의 존재, 통화 내역, 실제 접촉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예를 들어 업무상 감사 인사 과정에서 사용된 하트 이모티콘과 새벽 시간대에 오간 친밀한 대화 속 하트 이모티콘은 동일하게 평가되지 않는다. 특히 "보고 싶다", "빨리 만나고 싶다"와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거나 연인 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대화가 확인될 경우에는 부정행위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은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해 부정행위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직접적인 성관계 증거가 없더라도 지속적인 연락과 만남, 친밀한 대화 내용 등이 결합되면 혼인관계를 침해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해서 즉시 배우자를 추궁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감정적인 대응 과정에서 오히려 추가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거나 갈등이 확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증거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위치정보 등 객관적인 자료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만 증거 수집 과정에서도 법률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타인의 휴대전화를 무단으로 해킹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불법적으로 정보를 취득하는 행위는 오히려 민형사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상간 소송과 이혼 소송은 증거의 내용뿐 아니라 확보 시점과 수집 방식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같은 하트 이모티콘이라 하더라도 단독으로 존재할 때와 다른 정황 증거와 결합될 때의 법적 의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법원이 살펴보는 것은 이모티콘 자체가 아니라 해당 관계의 실질이될 수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파트너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