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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우자 휴대전화 촬영한 외도 증거, 어디까지 인정되나

2026-06-05


배우자의 외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증거 확보 방법이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사진 등은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반면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 관련 법령 위반 문제가 발생해 형사책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2026년 4월 30일 선고한 판결에서 외도 증거 수집과 민사소송상 증거 활용 기준을 제시했다.


사건은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부정행위 관련 자료를 촬영한 뒤 상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원고는 배우자와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었으며, 휴대전화에는 피고 3명과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사진 등이 저장돼 있었다. 원고는 해당 화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법원에 제출했다.


1심 법원은 관련 자료를 토대로 상간자들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몰래 촬영한 사진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취득한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다퉜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통신비밀보호법상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이 형사소송과 동일한 방식으로 민사소송에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만으로 민사소송에서 증거능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 판단과 관련해 사건의 내용, 위법행위의 정도, 피침해이익의 종류와 침해 정도, 증거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부부 사이의 정조의무 침해라는 사안의 특수성과 외도 증거 확보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했다. 또한 침해된 프라이버시 이익과 피해 배우자가 보호받아야 할 권익을 비교형량한 결과 해당 자료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민사소송에서 외도 관련 증거의 활용 가능성을 인정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대법원이 ‘종합적 고려’를 기준으로 제시한 만큼 모든 휴대전화 화면 촬영이 동일하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같은 방식의 촬영이라 하더라도 촬영 경위와 접근 방법, 권리 침해 정도 등에 따라 법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실무에서는 비교적 법적 위험이 낮은 증거 수집 방법으로 배우자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또한 본인이 대화 당사자로 참여한 상태에서의 녹음, 본인 또는 공동명의로 관리되는 신용카드 사용내역, 차량 블랙박스 기록, 하이패스 통행기록 등도 활용 사례가 있다.


반면 형사적 책임이 문제 될 가능성이 있는 행위도 존재한다. 배우자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프로그램이나 도청 기능을 설치하는 행위, 제3자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 배우자의 이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는 행위, USB 등을 이용해 데이터를 무단 복제하거나 추출하는 행위 등은 관련 법률 위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외도 피해 배우자가 증거 확보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법원이 판단 요소로 고려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다만 증거 수집 과정에서의 적법성 여부는 개별 사안별로 판단되며, 수집 경위와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분쟁에서는 확보하려는 자료의 성격과 수집 방식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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